여성이 여성을 고발한 일도 빈번했다. 여성이 여성을 적대할 때 쓰는 욕설이 "창녀와 마녀"였다. 마녀들이 남성 지배에 대한 저항을 일종의 이단을 이루고 있다는 제시 자료도 있다고 한다. 많은 피고가 하류층 여자들이었다. 전 포스팅에서 말한 "마녀의 망치" 저자들도 그녀들의 경제력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마녀들은 악마와의 계약으로 그다지 유익을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인즉슨 악마가 하나님을 모욕하기 위해 가장 값싼 여자들을 부리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악마는 자신이 부리는 사람들에 대한 경멸을 통해 하나님께 도전한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주술 혐의 중에는 남성에 대한 혐의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실패와 불운을 자신들의 나쁜 주문의 결과로 생각했다. 말리노프스키는 주술은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 될 수 없는 이 세상에 대한 좌절감이라 했다. 다른 학자들도 실패와 불운과 파탄에 대한 가장 편한 설명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 죽음과 질병과 파탄과 실패를 초래했다고 한다. 고발당한 자는 고발자가 느끼는 두려움, 분노, 잔인성을 투영한 대상이나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전부터 관계가 있었고, 피고가 원고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는 경우도 많았다. 17세기 잉글랜드에서 여성 걸인들에게 기부하지 않은데 죄책감을 느낀 이들이 그녀들을 마녀로 몰았던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 피고 대부분이 여성은 사회가 무너짐에 따라 사회 공동체들은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마찬가지로 남자가 자신이 버린 전 아내를 마녀라 고발하는 것도 죄책감에 반영되어 나온 모습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감정을 투여할 인물들을 찾아 마녀로 몰고 희생양을 만들었다. 창녀가 주술에 가담한 것으로 고발당했듯이 걸인, 방랑자, 유랑 악사들도 술객을 고발당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실제로 주술에 관여한 이들도 있었다. 방랑자 도박꾼, 도둑이었던 사람의 소유에 주술책이 발견되기도 했다. 1460년 아르투아에서 유랑 악사, 유랑 화가, 용병 출신의 부랑자, 몇 명의 창녀가 주술을 행한 것으로 유죄 판결받고 화형을 당했다. 정신이상자들도 고발의 대상이 되곤 했으니 특히 공격성을 가진 유형의 광인들이 대상이 되었다. 의지할 곳 없는 나이 든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관심과 존경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고 말하고 다니며 실제로 행하기도 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나쁜 일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악마에게 유혹받는 것으로 주관적인 생각을 가졌다. 심문하면 굳이 고문으로 위협하지 않아도 자기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인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법인데 고발자들은 자신들이 주술에 걸렸다고 진심으로 믿는 자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경쟁자를 없애기 위해 고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고 또 어떤 이들은 병적인 거짓말쟁이이기도 했다. 이 모든 설명은 남자와 여자에게 모두 해당한다. 하지만 고발당한 자들의 2/3이 여자다. 그 이유는 남성이 여성에 대해 느끼는 불신과 원한에서 비롯됐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런 감정은 아이였을 때부터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프로이트 이론에 의하면 남성은 성적인 관계에서 여자를 두려워한다고 쓰여있다. 남성은 여성에게 몸을 맡기고 여성에게 자기 씨를 주어 자신의 아이를 낳게 하지만 여성은 남성을 거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거세에 대한 두려움은 유아기 때부터 심겨 있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에게 매혹당하기도 하며 두려워하기도 하는 상반된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나타낸다. 이런 상반된 감정은 무의식에서 비롯된다.
예술은 여성과 악마의 관련을 강조했다. 베즐레 수도원 예배당의 기둥머리 조각에는 악마가 악기를 다루듯 여자를 다루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고, 무아삭 수도원의 예배당에는 한 여인이 늘어진 가슴에 뱀을 달고 있으며 악마가 그녀의 고뇌를 지켜보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중세 미술에서 음욕은 대부분 여인으로 표현되었으며 여인은 아름답거나 혹은 한때 아름다웠던 흔적을 지니고 있는데 여인들의 모습은 이미 벌을 받았거나 받는 중이었다. 왕베르 드 로망의 설교서에는 마을의 가난한 여성들에 관해서 "여성들은 주술에 빠지기 쉽다"라고 지적한다. 주술에 대한 믿음은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간에 내내 지속되었다. 여성들은 정말로 주술에 빠지기 쉬웠을까? 혹은 여성들은 치유하는 산파가 많았기 때문에 고발당하기 쉬웠을까? 악마의 공모자로서 마녀라 정의되자 마녀로 몰린 여성들의 비율은 증가했고 여성은 본래 약하며 극단에 치우치기 쉽다는 것이다. 선한 영에 지배되면 더없이 착하지만 악한 영에 지배되면 더없이 악해지는 것이다. 악마는 영리하며 약한 여성을 유혹한다. 여성들은 변덕이 심하고 믿음이 쉽게 흔들리며 조바심을 잘 내고 우울해지기 쉽고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악마는 여성을 쉽게 유혹한다고 쓰여있다.
중세 성직자들이 받아들이고 발전시킨 여성상은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여성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유독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박해가 조장되었고 이런 심리학적 요인들은 유럽에 영향을 미친 특수한 요인들과 더불어 주술에 한 고발, 여성에 대한 고발을 야기했다. 교회의 교의는 이런 고발의 출발점이며 세속 당국에 의한 박해를 장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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